피부과는 돈낭비다.

피부과가 효과 없다고 느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목적, 유전에 대한 오해, 가성비의 기준, 시술 효과에 대한 이해, 디자인. 다섯 가지로 나눠 짚어봤다.

피부과가 유행이다. 한편으로는 일부 남자들은 피부과에 돈 쓰는 것을 돈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물론 여자 중에서도 그런 경우가 가끔 있다.

피부과가 돈낭비라고 하는 사람은 크게 2개의 원인이 있다. 전자는 외모에 돈을 많이 쓰는 것 자체가 사치나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후자는 외모의 중요성은 알고 있으나 피부과의 시술들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 칼럼인 ‘외모는 인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할까?’에서 충분히 이야기 했으니 이번에는 후자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명확한 목적 없이 피부과를 방문했을 때

피부과에 방문하는 것도 일종의 소비이다. 소비를 잘하는 핵심은 내가 그 필요성을 느끼고 그 상품이 나에게 그 가치를 정말 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구매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와서 아직 필요성도 제대로 못 느낀 채로 시술을 받거나, 상담실장의 과한 업셀링을 통해 본인에게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시술을 받는 경우에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정말 실력이 있는 의사나 상담실장이라면 고객이 잘 모르고 있던 문제점까지 발견해서 1-10위까지 쭉 나열할 수 있어야하고 여기서 제일 중요한 1-3위를 권유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그 고객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시술을 권유하는 것은 사기이다. 나는 의사와 실장들에게 고객들이 모르는 니즈와 해결방법을 찾아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는 시술을 업셀링하는 것은 절대 금지시킨다. 그건 오래갈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두 번째, 피부는 유전이고 타고난 것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

피부는 유전이라는 말은 맞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반만 아는 사람이다. 청소년기의 피부 패턴 유전율은 80%에 가깝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주름과 탄력저하 등의 피부 노화는 유전적 요인이 60%이고 후천적 요인이 40%이다.(킹스칼리지런던 연구)

피부색은 유전적 요인이 44%이고 피지 분비량은 21% 피부수분도는 12%이다. 피부색, 피지분비량, 피부수분도는 후천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한국 쌍둥이 가족 코호트 연구)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어도 피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더 빨리 늙고 노화가 찾아온다.

세 번째, 가성비의 기준 없이 시술을 선택했을 때

냉장고를 하나 사야한다고 하면 어디서 사나? 가장 저렴한 것을 사나? 아니면 가장 가까이 있는 매장에서 사나? 보통은 내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의 브랜드 안에서 가성비를 따져보고 살 것이다. 가끔 부모님들은 이런 말을 하시기도 한다. 가전제품은 제일 좋은 것을 사는 것이 제일 싸게 사는 것이다.

피부과도 똑같다. 가장 유명하고 비싼 시술이 사실 가장 가성비 있는 시술일 수 있다.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시술을 여러 번 받는 것보다 비싼 시술을 주기 잘 지켜서 한번 받는게 훨씬 좋을 수 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술들을 한번 따로 칼럼으로 정리해보겠다.

네 번째, 애초에 효과가 드라마틱하지 않은 증상으로 내원하거나 시술을 받았을 때

피부과에는 얼굴의 형태를 바꾸는 시술이 있고 평생에 걸쳐서 하는 관리형 시술이 있다. 필러, 콜라겐부스터, 실리프팅, 울쎄라, 온다가 전자에 속하고 써마지, 레이저 토닝, 스킨부스터가 후자에 속한다. 전자는 얼굴의 꺼진 부분을 채워주거나, 피부 지하 3층에 있는 근막층을 끌어올려주기 때문에 얼굴의 형태가 달라져서 비포앤애프터가 잘 보이는 편이다. 물론 이 중에서도 필러나 실리프팅은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보이고 콜라겐부스터나 울쎄라는 한달 뒤부터 점차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그 차이가 있다.

한편으로 관리형 시술들은 대부분 피부의 지하 1층의 진피를 새로 바꿔주는 장비이기 때문에 잔주름이 개선되는 것 외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낡은 콜라겐이 죽고 새로운 콜라겐이 생성되면서 기미 같은 색소 재발도 덜 하고 피부의 탄력도 달라진다. 피부과의 시술에 대한 이해와 효과가 나오는 시간에 대해 잘 모른다면 시술 직후 또는 관리형 시술을 받은 다음에 효과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나에게 맞는 디자인 없이 시술을 받았을 때

같은 울쎄라를 받더라도 결과가 다른 경우가 참 많다. 누군가는 이중턱이 돋보일 것이고 누군가는 심부볼이 특히 처졌을 수 있고 누군가는 앞볼살이 팔자주름이 돋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에 맞게 디자인을 해서 샷수를 분배하고 리프팅의 벡터를 줘야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효과 좋게 에너지를 세게하는 것은 절대 비추천한다. 설사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하고 에너지 높이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막상 부작용이 생기면 고객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에너지의 세기는 레이저에 대한 피부의 반응, 환자가 느끼는 통증, 피부의 두께 모든 것을 고려해서 의사가 조절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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